NOT SEOUL 낫서울

  • 120쪽
  • 270*378mm
  • 1887g
  • ISBN : 9791187431244

궁극의 컬러 사진가 케이채가 마주한 서울

케이채는 한국에서 사진을 찍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종종 카메라를 들었다. 하지만 세계를 방랑할 때처럼, 전투적으로 하진 않았다. 매일 같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 이를 악물고, 뒤꿈치를 살짝 들고 있는 그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걷고 또 걷지는 않았다. 그것이 사진가로서의 상태였다. 한국은 그의 집이었기에. 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면 이곳에서의 시간을 오프시즌이라고 받아들였다. 잠시 카메라를 놓고 책을 읽었다. 영화를 보았다. 테니스를 치고 또 새로운 무언가를 배웠다. 그렇지만 2020년부터 서울을 자신의 피사체로서 설정하기로 마음먹었다. 2년간 이어진 이 작업의 시작이었다.

사진가 케이채는 채경완이라는 이름으로 197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7살 때 서울로 이사해 두 번을 더 이사했다. 16살이었던 1994년, 그는 부모님을 따라 온두라스로 떠났다. 한국인의 첫 해외여행 장소로서는 무척 특이했다. 그는 온두라스인들로 가득 찬 학교에서 유일한 외국인, 그들이 만난 첫 동양인이었다. 1년 반 동안 그곳에서 생활하며 그는 외국 문명을 처음 접했고, 훗날 큰 도움이 된 스페인어를 배우기도 했다.

1996년에 그와 가족들은 중미를 떠나 뉴욕에 정착하게 된다. 뉴욕에서 대학을 나온 아버지의 영향이었다. 공부보다는 독특한 패션 스타일과 댄스 파티를 장악했던 춤으로 더 유명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당시 졸업 앨범에 남긴 메시지는 ‘MTV에 나오겠다’는 것이었다) 1998년에 롱아일랜드대학교 브루클린 캠퍼스에 입학한다. 그때만 해도 흑인들이 사는 위험한 동네라는 이미지였던 브루클린에 자리한 이 학교는 명문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위치 덕분인지 학생 대부분이 흑인들이었는데, 힙합 음악을 좋아하던 그에게는 의도하지 않게 완벽한 환경을 제공해준 셈이다.

대학에 큰 생각이 없었던 그는 부모님의 성화에 대학을 가기는 했지만 전공을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예술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지만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몰랐다. 그림을 좋아해 처음에는 미술 전공을 시도했지만 지금도 그렇듯 그리는 일에는 전혀 소질이 없어 금방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첫 학기에 들었던 많은 미술 수업 중에 흑백사진 수업이 있었고, 이를 계기로 그는 사진을 전공하게 된다. 

외국인이자 사진 전공자로서 뉴욕에서 일자리를 구한다는 것은 어려웠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광고대행사에 취직하게 된다. 당시에는 가장 큰 규모의 독립 대행사였던 곳이다. 그는 광고PD로 일했는데 그 일에 꿈이 있거나 잘 맞아서가 아니었다. 2년간 유수의 텔레비전 광고 제작에 참여하며 많은 것을 배운다. 그러나 재미와는 별개로 한국의 직장 문화는 그와 잘 맞지가 않았다. 점점 커져가는 사진가로서의 꿈을 추구하기 위해 결국 2009년, 광고일을 그만두었다. 인생에 있어 그는 늘 그랬다. 득실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다.

사진이라고 해도 사실 다양하고 많은 장르의 사진이 있다. 그는 소위 컨템포러리라고 불리는, 현대 사진과 그 기치를 내건 젊은 작가들에게는 어떠한 영감도 받지 못했다. 그를 감동시킨 것은 엘리엇 어윗, 윌리 로니스, 사울 라이터와 같은 인물들이었다. 2009년부터 시작된 그의 방랑은 2019년까지 이어져, 12년간 85개국을 사진으로 담는다. 그 사이 그는 몇 권의 책을 내고 여러 번의 전시를 가지며 자신의 사진을 선보여왔고, 한국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사진가가 되었다. 

2020년 세계인의 삶을 바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케이채 또한 여행을 떠나지 못하게 되었다. 서울에서만 머물러야 했던 2년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자 시작한 작업이 낫서울(NOT SEOUL)로 완성되었다. 이 작업은 케이채의 사진이 가진 핵심은 장소가 아니라 그 장소를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가 세상을 방랑한 것은 단지 보지 못한 것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만의 눈으로 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사진은 순간을 멈추는 것이지만 케이채의 사진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2022년, 호빵.)


사진가의 길

  • 240쪽
  • 110*200mm
  • 336g
  • ISBN : 9791187431220

사진가의 '일'을 이토록 쿨하게 풀어낸 사진론이 있었나?

이 책 <사진가의 길>은 사진론이다. 사진집과 에세이들을 꾸준히 출간해온 사진가 케이채가 자신의 일을, 자신이 걸어왔고 걸어갈 '사진가의 길'을 풀어낸 사진론이다. 케이채 작가의 작품을 아는 분이라면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고, 작가를 몰랐던 분이라면 이토록 낯선(?) 사진론에 빠져 사진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누구에게나 사진 찍는 일은 쉬워졌지만 사진가로 살기엔 너무나 어려워진 시대에 사진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반드시 봐야 할 필독서가 될 것이다. 

이 책 <사진가의 길>은 시집이 아니다. 하지만 시집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시(집)적인 외양을 띠고 있다. 진지한 내용을 담았지만 딱딱하지 않게 다가가고 싶은 저자의 갈망을 디자이너가 고심하여 반영한 결과다. 오직 사진론에만 집중하여 읽을 수 있도록 사진도 일러스트도 배제한 본문 디자인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케이채 작가의 여정을 함께하는 느낌으로 읽어나간다면 케이채 사진론의 진가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호빵.)


케이채의 모험

  • 248쪽
  • 128*188mm (B6)
  • 347g
  • ISBN : 9791187431183

개성 넘치며 컬러풀한 사진으로 지구 곳곳을 누비며 종횡무진 활약해온 사진가 케이채의 산문집이 출간됐다. 담고 싶은 한 장의 사진을 위해 거친 자연과 낯선 삶의 현장에 뛰어든 그의 활동기가 모험담으로 펼쳐진다. 흔하디 흔한(?) 포토에세이가 아닌 텍스트만으로 구성된 이야기 책이다. 평소 SNS를 통해 끊임없이 세상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온 그의 수다스러움이 간결한 책장 사이를 뛰놀며 맛깔난 문장으로 폭발한다. 

거리의 사진가로 활동해온 이래 일년의 절반 가량을 해외에서 보내는 작가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추측하는 바와 달리 낭만적인 사진여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조마조마하고 위태위태하며 때론 위험천만하기도 한 모험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저한 사전조사를 하고 떠나지만 현지에서는 언제나 그곳의 '바람'에 몸을 맡긴다는 작가는 머릿속에서 모험담을 추출해내기 위해 6개월을 꼬박 투자해 글을 쓰고 수없이 문장을 고쳤다.  

아마존과 서아프리카, 갈라파고스와 수단, 남극과 북극, 인도양과 핀란드까지 이어지는 모험담을 읽게 된다면 케이채 작가를 '한국의 신밧드'라고 부른다 해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신밧드의 모험', 아니 '케이채의 모험'을 집어든 독자들은 신발에 흙 하나 묻히지 않고 이마에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등짝에 모기 한 방 물리지 않고도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심장이 간질간질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방구석 1열에 앉아 팝콘과 콜라 혹은 맥주를 준비하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감상하듯, 책장을 넘겨보는 것은 어떨까.

(2020년, 호빵.)


ONE TWO THREE FOUR

  • 304쪽
  • 278*260mm
  • 1034g
  • ISBN : 9791187431176

컬러풀하지만 육중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담대한 사진집

케이채 작가의 사진을 보았을 때 사람들이 인상 깊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역시나 컬러다. 팔레트에 물감을 한꺼번에 풀어놓은 듯한 채도와 콘트라스트는 타 작가들과 그의 사진을 확연하게 구분지어주는 역할을 한다. 단지 남들과 다르기 위해 이런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컬러풀한 사진을 찍는 이유는 그 자신이 컬러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 옷을 훔쳐 입을 정도로 컬러풀한 것을 좋아했고, 지금도 형형색색의 옷과 화려한 안경을 쓰는 그의 컬러풀한 사진은 어떤 스타일이나 주제 의식에서 온 것이 아니라 케이채 그 자체이다. 그는 흑백 사진을 절대 찍지 않는다고 공언했고 십수 년째 지켜오고 있다.

과할 정도로 비비드한 채도와 콘트라스트를 강조한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종종 오해를 한다. 케이채의 사진이 소위 만들어진 사진, 연출된 사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거리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담는 것이라는 명제에 집착하는 사진가들이 많기에 이런 오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그의 사진은 순수하게 어떠한 연출도 없는 캔디드 포토그래피라는 점이 특징이다. 케이채는 자신을 거리 사진가라고 칭한다. 윌리 로니스, 엘리엇 어윗, 마크 리부 등 20세기 초 거리 사진의 거장들에게 영향을 받아 사진을 시작한 그답게 촬영하는 방식은 여전히 극단적으로 과거형이다. 절대 연출을 시도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포즈를 부탁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사진이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케이채 사진의 특징들은 굉장히 특이한 조화를 이룬다. 오래된 옛 거리 사진가의 방식을 따라 사진을 찍지만 그 결과물은 일반적인 거리 사진이 아닌 콘트라스트와 채도가 강한, ‘그림 같은 사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외성이 그의 사진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그에게 그림 같은 사진은 피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구하는 개성이 되었다. 이를 위해 전시용 작품은 텍스처와 질감 살아있는 전용 인화지를 사용해 인쇄한다. 유화 같은 느낌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진짜를 담아내는 것,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이것은 사진가로서 그의 목표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은 특이한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대로, 그의 눈에 비친 모습대로 세상을 또 삶을 조명하고 보여준다. 

특정한 지역이나 주제를 가지고 몇 년씩 작업해 하나의 시리즈를 끝낼 수도 있겠지만 케이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평생에 걸쳐 단 하나의 시리즈를 완성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제야 겨우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한다. 처음 세계를 떠돌며 사진을 찍기로 했을 때 자신에게 30년이라는 시간을 약속했다. 아직 1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지구의 포트레이트이자 인류의 다큐멘트. 각기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작은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모아놓고 보면 모두가 우리의 과거요 현재요 또 미래다. 작은 빗방울처럼 어디론가 흘러가 다시는 볼 수 없을 순간들. 그 순간들에 사진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그는 믿는다. 그래서 케이채는 언제까지나 거리 사진가로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2019년, 호빵.)


말이 필요 없는 사진

  • 288쪽
  • 160*190mm
  • 432g
  • ISBN : 9791187431145

컬러를 느끼고 사진을 읽는 책

오직 사진만으로 이야기하는 작가, 케이채의 포토 에세이. 70개국을 넘게 경험하며 담은 컬러풀한 사진을 ‘물질과 비물질’이 디자인했다. 컬러의 흐름이 이끄는 대로 사진을 읽다 보면 말과 글이 아닌 사진 하나로 충분한 이야기에 퐁당 빠져들게 될 것이다.

사진엔 이미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마음의 렌즈로 세상을 찍는’ 작가, 케이채의 포토 에세이 “말이 필요 없는 사진”은 4가지가 없는 책이다. 

첫째, 표지에 사진이 없다. 본격 포토 에세이임에도 표지에 대표 사진을 내세우지 않는 파격적 선택이다. 다만 수많은 컬러를 상징하는 원형의 도트(dot)가 픽셀을 상징하듯 확대되어 표지를 장식했다. 제목과 부제 외에는 군더더기가 될 카피도 허용되지 않았다. ‘말이 필요 없는 사진’을 위한 설명도 더 이상 필요 없었다. 

둘째, 본문엔 텍스트가 없다. 포토 에세이라 부르지만 텍스트를 돕는 사진이거나 사진을 풀어주는 텍스트를 묶은 책이 아니다. 고스란히 사진을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된 책이기 때문이다. 독자의 눈을 사로잡고 페이지를 넘기는 손을 이끄는 것은 표지판 역할을 하는 컬러뿐이다. 그렇게 ‘사진을 읽게’ 만드는 책이다. 본문 사이에 가끔 등장하는 꼭지 글은 쉼터이자 작가의 마음이 묻어 있는 지문과도 같다.  

셋째, 쪽 번호가 없다. 사진을 읽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페이지 표시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을 더 잘 읽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넷째, 차례가 없다. 페이지 표시가 없으니 당연한 조치다. 다만, 본문 사진들의 정보는 책 후반에 인덱스로 정리했다. 

이야기는 사진만으로도 읽을 수 있다

여행 가고 글 쓰고 음식 먹고 공부를 하면서, ‘사진도’ 찍는 사람들이 참 많은 세상이다. 사진 찍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특별하게 보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무엇을 하면서 사진도 찍는 사람들과 오직 사진만을 찍기 위해 세상을 만나는 사람은 분명 다르다. 이 책 “말이 필요 없는 사진”은 그것을 증명하듯 오직 사진만으로 말하는 정통 포토 에세이다. 우리는 글을 읽으며 사진을 보는 포토 에세이에 익숙해져 있지만, 이제 컬러를 느끼며 사진 자체를 읽는 즐거움도 누릴 때가 되었다. 케이채 작가의 사진은 작가의 의도를 담기 위해 찍은 사진이 아니라 그 순간 거기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사진 하나로 담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온전한 이야기 조각이다. 손맛과 눈맛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고품질 양장으로 출간된 ‘말이 필요 없는 사진’을 통해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의 이야기를, 천천히 더 많이 읽고 상상하며 함께하길 바란다.

(2018년, 호빵.)


아프리카 더 컬러풀

  • 336쪽
  • 194*226mm
  • 1340g
  • ISBN : 9791195313303

이제부터 당신은 아프리카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헤밍웨이가 그랬고, 생텍쥐페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프리카를 말하거나 보여주는 책은 의외로 많지만 십중팔구는 아프리카를 어둠으로 묘사하며 ‘눈물 장사’ 하는 책들이다. ‘아프리카 더 컬러풀’은 그런 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케이채의 사진들은 아프리카의 가난, 질병, 슬픔 따위는 헤집지 않는다. 아프리카 대륙 특유의 빛깔, 그곳 사람들의 행복한 삶과 표정을 컬러풀하게 담았다. 

세계 1위 여행서 출판사 론리 플래닛의 창업주 토니 휠러는 추천사를 통해 아프리카의 멋진 컬러, 다이내믹한 삶 등이 잘 담긴 사진들이라고 극찬했다. 아프리카 동물들 저마다의 컬러가 잘 드러난 사진과 아름다운 자연 풍광 사진들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에 투영된 강렬한 컬러에 주목한 점을 반가워 했다.

이 책의 사진들은 에세이와 함께 곁들여지는 ‘조연’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스토리를 머금고 있는 ‘주연’으로서 등장한다. 오히려 사진 사이에 간간이 등장하는 짧은 글의 친절함마저도 사족으로 느껴질 정도다. 또한 사진의 색감과 질감을 충실히 표현하기 위해 고급 본문지에 인쇄를 했고 활짝 펼칠 수 있는 양장본으로 제작하여 감상의 편의성과 소장가치를 높였다. 

(2014년, 각광.)


마음의 렌즈로 세상을 찍다

  • 240쪽
  • 165*220mm
  • 585g
  • ISBN : 9788997838226

세계를 여행하며 카메라로 지구조각을 수집하는 사진가 케이채의 포토 에세이

‘여행하는 사진가’ 케이채(K. Chae, 본명 채경완)가 7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을 비롯해 10년간 43개국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과 촬영 당시의 에피소드를 담은 포토 에세이 《마음의 렌즈로 세상을 찍다》를 펴냈다. 

롱아일랜드 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졸업 후 광고에이전시에서 PD로 근무하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진가의 삶을 시작한 케이채는 스스로를 “세계를 여행하며 카메라로 지구조각을 수집하는 사진가”라고 소개한다. 그의 사진에 영감을 주는 것은 지구라는 행성이다. 사진가에게는 늘 보지 못했던 것, 낯선 곳을 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 또한 사진가로서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그것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틈날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난다. “세상 곳곳의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으로 기록하는 것”이 케이채가 사진을 하는 이유다. 


사진가는 여행지에서 언제 셔터를 누르는가

책에는 그가 사진가로서 활동을 시작한 미국 뉴욕에서부터 남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43개국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이 수록되었다. 이 사진들은 지역이나 촬영 대상에 따라서가 아니라 사진의 특성에 따라 여섯 개 장으로 나누어진다. 

1장에 해당되는 ‘셔터를 눌러야 하는 순간’에는 여행지에서 사진가가 어떤 장면에 주목하는지 보여주는 사진과 이야기가 담겼다. 재미난 장면, 절묘한 순간에 셔터를 누른 사진가의 관찰력이 돋보인다. ‘단 한 장을 얻기 위해’에는 다소 고생스럽게 찍은 사진과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가장 먼저 “고생 없이는 사진도 없다”를 명심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보여준다. ‘다른 시선으로’에는 일출을 찍으러 갔다 그 반대편을, 마라톤대회에 갔다 카페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개를 찍은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전형성을 벗어난 사진이야말로 자신의 색을 보여준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들의 삶 속으로’에서는 사진가가 자세를 낮추고 일상으로 자연으로 한 발짝 다가갔을 때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명 관광지에서 사진가는 어떻게 사진을 찍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나만의 색을 찾아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푸켓의 해변처럼 익숙한 관광지를 담은 사진에서도 케이채만의 색깔이 엿보인다. 마지막으로 ‘피사체와 만나는 법’에서는 사진에 사람을 담을 때 피사체에 어떻게 다가갔고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거리 사진, Fine Art Street Photography

여행지에 가면 케이채는 수십 킬로미터를 걷고 또 걸으며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관찰하고 남들보다 더 오래 기다린 후에야 셔터를 누른다. 이렇게 찍은 그의 사진은 오랜 시간 공들여 정교하게 짜맞춘 연출 사진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진실되고 꾸미지 않은 모습만을 사진에 담고 싶어, 어떤 연출도 하지 않는다. 
그의 사진은 유화로 오해받을 만큼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이 돋보인다. 그 스스로 엘리어트 어윗이나 윌리 로니스 같은 거리 사진 대가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만 ‘강렬한 색감’은 그들과 다른 그만의 표현법이다. 그래서 케이채는 자신의 사진을 ‘Fine Art Street Photography’, 즉 예술 거리사진이라고 명명한다. 
“컬러를 좋아해서 흑백사진은 아예 찍지 않고 일부러 강한 컬러를 찾아다녔어요. 또 거리에서 순간을 포착하다 보면 자칫 거칠어지기 쉬운데, 그런 거리 사진의 일반적인 특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뚜렷함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제 사진을 잘 연출된 파인아트 사진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케이채)

책에는 평소 그가 사진가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담기기도 했다. 그는 “큰 카메라와 렌즈를 메고 다니는 사람들을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비싼 카메라를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지 사진가가 많아졌다는 뜻은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비싼 카메라로 바꾼다고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게 아닌데도 사진 관련 커뮤니티에서 렌즈나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그는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되었다고 해서 사진을 잘 찍는 법이 바뀐 것은 아니라며 ‘사진을 많이 찍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며 사진은 발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고생 없이는 사진도 없다는 말이다. 그 외 사진가라는 타이틀을 권력으로 생각하는 사진가들을 비판하며 사진가의 자세와 철학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케이채의 포토 에세이는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는 위로가 될 것이며,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사진가는 여행지에서 어떤 사진을 찍는지 팁을 제공할 것이며, 사진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젊은 사진작가의 개성 있는 사진과 사진철학을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2013년, 퍼플카우.)


지구조각 시리즈 (리스본, 아바나, 씨엠립)

  • 132쪽
  • 200*220mm
  • 251g
  • ISBN : 9788996032601
  • ISBN : 9788996032625
  • ISBN : 9788996032618

세계를 여행하는 사진작가 케이채의 지구조각 첫 번째, 리스본

세계를 여행하는 사진작가 케이채의 지구조각 첫 번째 책, 리스본.
포르투갈 리스본만의 색다른 사진 조각들로 구성된 사진 중심의 여행 포토 에세이로 아직 우리에겐 낯선 리스본의 풍경과 인물을 작만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평범한 풍경과 인물 사진 속에서도 작은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은 따뜻한 감성이 존재하며 리스본만의 독특한 색채와 표정을 담아냈다.

여행자와 여행 사진가는 다르다  

여행자는 그 여행의 순간 자체가 중요하지만, 사진가에게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이 아닌 그 순간을 가두는 일이다. 여행자는 다시는 오지 않을 그 순간을 마음속에 담으면 되지만, 사진가는 그 순간을 프레임 속에 담아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순간을 사진으로 만들어 그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이시켜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서 사진가를 두고 영원을 위해 순간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나에게 있어 사진은 곧 여행이었다. 세계를 여행하며 또 그렇게 사진을 담아가며 각각의 다른 도시 또 다른 나라의 사진들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졌고 전혀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하나씩 맞추어 보았더니 결국에는 모두가 지구의 한 조각이었던 것이다. 

그 조각들을 하나둘 맞춰 나갈수록 사진들은 의미가 더해져서 우리가 사는 이 지구라는 행성의 다큐멘터리가 되었다. 그렇기에 내가 담은 여행의 흔적들은 단지 어느 한 나라의 사진이 아니다. 지구의 한 조각이자 내가 가진 지구와의 인터뷰, 지구의 꾸밈없는 포트레이트다. 순간을 멈추어 당신 앞으로 가져온 이 사진들이 당신의 눈앞에서 해빙되어 내가 느낀 감정들을 온건히 전해줄 수 있기를. 나의 사진을 통해 당신만의 지구 조각을 발견하기를 바라면서.

(2011년, 워크룸.)